매일부동산경제신문 최준 기자 |
지난해 하반기 강화된 금융권 대출 규제와 금리인상, 대선의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법원경매 시장도 지난해 말부터 참여자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서울 아파트도 1월과 2월 경매 낙찰가율이 90%대로 추락하면서 지속적인 하락세를 맞이하고 있다. 이는 서울에 아파트 경매가 나오면 바로 낙찰되는 2021년 초(낙찰가율 110%대)와 비교하면 크게 하락한 수치이다.
또한 경매건수 대비 낙찰건수를 나타내는 낙찰률도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2021년 3분기까지 70~80%를 유지하던 낙찰률은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현재 50% 아래를 밑도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각종 대출 규제로 인한 주택 수요자의 감소, 금리인상과 국제정세 악화로 인한 글로벌 위기, 대선 후 바뀌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대심리 등으로 인한 부동산을 관망하려는 인원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경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경향은 지방에서 더욱 도드라지게 나타난다.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미분양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는 대구에서도 낙찰가율이 감소하고 있으며, 지방 5대 광역시의 낙찰가율도 80%대를 기록하면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이 조정장으로 들어서면서 부동산 경매 접수 건수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재미있는 포인트이다. 보통 상승장에서는 부동산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경매를 최대한 지연시키거나 빚을 청산하여 취하시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부동산이 하락기에는 이와 반대로 부동산 경매가 많이 나오게 된다. 법원경매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9월에는 5,521건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10월에는 6,196건, 12월에는 6,707건으로 증가하고 있는 모양세를 보였다. 이는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으로 이자 부담에 한계를 느낀 채무자의 부동산이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증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매 시장이 위축되면서 자연스럽게 공매 시장도 함께 위축되는 추세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내놓은 ‘공매(압류재산) 트렌드 리포트’에 의하면 2021년 4분기 공매 낙찰가율은 79.4%로 2021년 3분기 낙찰가율 86.3%에 비해 6.9% 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입찰 건수와 낙찰 건수 모두 각각 3,090건과 1,908건으로 모두 3분기 대비 감소했으며, 입찰 건수의 감소 폭이 낙찰 건수의 감소 폭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 낙찰가율 뿐만 아니라 입찰에 참가한 인원도 2021년 3분기 6,794명에서 4분기에는 4,980명으로 줄었으며, 경쟁률 또한 2.99대 1에서 2.61대 1로 감소했다. 2021년 한 해 동안 공매는 총 8,281건의 입찰을 진행하여 6,415건이 낙찰됐고, 공매 입찰에 참여한 인원은 1만 9,348명으로 집계됐다.
안해진 매일옥션 대표는 “작년 말부터 부동산 매수 심리가 꺾이면서 그 영향이 부동산 경매와 공매의 인기가 감소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